논리의 철학 / 아홉가지 슬픔에 관한 명상 / 칼릴 지브란


비가 내리는 어느 날 저녁 베이루트 시에서 살렘 에판디 다이비스는 그의 서재에서 책장 앞자리에 앉아 터키 담배를 피우느라고 구름같은 연기를 두툼한 입술 사이로 가끔 뿜어 내면서 책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그는 제자 플라톤이 기록한 소크라테스의 자아에 대한 앎을 애기하는 대화를 읽고 있었다. 


살렘 에판디는 그가 지금까지 읽은 내용에 대해 명상했음 동양과 서양의 철학자들과 현인들을 찬양하는 마음으로 가슴이 뿌듯해 졌다.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을 되새기며 그는 자리에서 벌떡일어나 두 팔을 번쩍 들고 소리쳤다. 


"정말로 나는 나 자신을 알고 나의 비밀스러운 마음을 뚫고 가야만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의혹과 불안을 떨쳐버리게 될 것이다. 나의 이상적인 존재를 나의 물질적인 존재에게 드러내 보여주고, 그런 다음에 피와 살로 이루어진 내 존재성의 비밀들을 나의 추상적인 본질에게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 나의 궁극적인 의무이다." 


심상치 않은 열정에 사로잡힌 그는 앎에 대한 사랑 - 자신을 알려는 욕망에 대한 사랑으로 두 눈이 빛났다. 


그러더니 그는 엎방으로 들어가 거울 앞에서 동상처럼 서서 유령같은 자신의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그의 머리와 얼굴 그리고 몸뚱어리의 몸통과 팔다리의 모양을 곰곰히 따져 보았다. 


"나는 몸집이 작지만, 그건 나폴레옹과 빅토르 위고도 마찬가지였어. 나는 이마가 좁지만 그건 소크라테스와 스피노자도 마찬가지였어. 나는 대머리가 벗겨졌지만 그건 셰익스피어도 마찬가지였어, 나는 코가 길고 비뚤어졌지만, 볼테르와 조지워싱턴의 코도 마찬가지였어, 나는 눈이 움푹들어갔지만 그건 사도 바울과 니체도 마찬가지였어. 내 두춤한 입술은 루이 14세의 입술과 비슷하고 내 굵은 목은 한니발의 목과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목하고 똑같아." 


잠시 쉬었다가 그는 얘기를 다시 계속했다 


"나는 귀가 길어서 동물의 머리에나 어울리겠지만, 세르반테스의 귀도 바로 그런 모양이었어 . 내 이목구비는 울퉁불퉁하고 뺨이 푹 꺼졌지만 라파예트와 링컨도 그건 마찬가지 였어. 나는 턱이 윌리엄 피트와 골드 스미스처럼 쑥 들어갔어. 나는 어깨가 한 쪽이 다른 쪽보다 더 높은데 하기야 감베타의 어깨도 마찬가지 였어. 나는 손바닥이 너무 두툼하고 손가락이 너무 짧지만 이 점에 있어서는 난 에딩톤을 닮았어. 


내몸은 야윈 편이지만. 이것은 위대한 사상가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된 특성이지. 나는 발작처럼 커피 주전자를 옆에 놓고 있지 않으면 차분히 글을 쓰거나 읽을 수 가 없으니 이상한 일이야. 무엇보다도 나는 속된 사람들과 친분을 맺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점에서는 난 톨스토이와 비슷하지. 때때로 나는 손과 얼굴을 씻지 않고 사나흘씩 지내기도 해. 그건 베토벤과 윌트휘트맨도 마찬가지였지. 남편들이 멀리 떨어져 있을때 여자들이 그들의 행동에 대해 수다를 떠는 것을 들으며 나는 긴장을 풀고 시간을 보내는 이상한 버릇이 있어. 이건 바로 보카치오가 하던 행동이었지. 포도주라면 말로우와 아비 노와스와 노아보다는 내가 훨씬 더 좋아하고 게걸스러움에 있어서는 내가 에미르 바쉬어와 알렉산더 대왕을 능가해." 


다시 한번 잠시 멈춘 다음에 살렘에판디는 더러운 손가락끝으로 그의 이마를 건드리고는 얘기를 계속했다. 


"이것이 나 자신이고 - 이것이 나의 실체이지. 나는 역사가 시작된 이래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위대한 인물들이 지녔던 모든 자질들을 갖추었어. 이런 자질들을 갖춘 젊은이라면 숙명적으로 위대한 업적을 이룩할 수 밖에 없지. 


지혜의 본질은 바로 그런 자신에 대한 앎이야. 이제부터 나는 내 마음속 깊은 곳에다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요소들을 심어준 이 우주의 위대한 사상에 의해서 나에게 부여된 위대한 과업을 시작할 것이야. 나는 노아의 시대로부터 소크라테스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보카치오를 거쳐 아마드 화리스 쉬디아크에 이르기까지의 위대한 인물들을 닮았어. 나는 어떤 위대한 행위로부터 시작해야 할 지를 알지 못하지만, 낮의 재능들과 밤의 영감들에 의해서 빚어진 이 신비한 모든 자질들이 신비한 자아와 현실적인 인간성과 결합된 사람이라면 그는 의심할 나위도 없이 위대한 일들을 달성한 능력을 지니기 마련이니까... 


나는 나 자신을 지금까지 잘 알았고,. 그래. 신은 나를 알고 있었어. 내가 내 목적을 성취할 수 있게끔, 우주가 영원히 존속되기를 바랄 따름이야." 


그리고 살렘 에판디는 방안에서 오락가락 걸어다녔고, 그의 추한 얼굴은 기쁨으로 빛났으며 뼈들이 덜거덕 거리는 소리에 맞춰 고양이의 야옹거리는 소리처럼 들리는 목소리로 아비 알-알라 알 마아리의 이 시를 암송했다. 


비록내가 이 새대의 마지막 사람이라 해도. 

옛조상들이 할 수 없었던 

그런 일을 나는 이룩하리라. 


그리고 잠시 후에 우리들의 친구는 지저분한 옷을 그대로 입은 채로 그의 불결한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으며, 그가 코를 고는 소리가 맷돌을 갈아대는 소리처럼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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