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영역에서 프레임이라는 틀 벗어나기.


사회현상을 관찰하노라면 참으로 놀라운 몇 가지 일들이 눈에 띤다. 사실 지난 대선 때 박근혜가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내가 했던 노력들이 어쩌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녀가 박정희의 딸이었고, 그녀의 어린 날의 환경과 그녀의 부모의 죽음이 비극적이었기 거기에 따른 트라우마로 인하여 그녀가 말하는 것과는 달리 오히려 더 박정희처럼 정치를 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아닌 논리적 추론에 의한 결과였다.


박근혜가 될지도 모른다는 의심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합리적 선택이나 이성적 판단에 의해서 생각하고 결정하기 보다는 사회에 살포된 가공된 이미지로 선택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당시 더욱 불안했고, 거의 필사적으로 박근혜를 찍어선 안된다는 ...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벌어질만한 일들까지 예시해가며 막았었다.


결국은 내가 바라던 것과 반대의 결과가 나왔고 거의 대부분 예상한대로 박근혜는 움직였으며 민중들은 불행해했다. 그런데 당시에 문재인이 누군지 몰랐고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그가 민주당 후보였으며 민주화 운동 경력이 있다는 이야기만 들었고, 많은 시민 단체들과 또 민주인사로 알려진 많은 사람들이 지지성명을 하는 것으로 보아서 그가 정말로 민주적인 사람으로만 생각했다. 이러한 문재인에 대한 이미지는 거의 최근인 민주당 경선 얼마 전까지도 이어졌다.


만약에 이재명이라는 사람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도 문재인에 대해서 여전히 2012년 당시의 이미지로 볼지도 모를 일이다. 왜냐하면 딱히 다른 선택이 없을 때 알아보나마나 최소한 그의 과거가 안철수처럼 친기업적은 아니라고 여길 것이고, 새누리당 출신의 후보보다는 나을 것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재명이라는 사람 때문에 파헤치기 시작한 문재인의 과거에서 벌어졌던 일들은 솔직히 말해서 나의 상상을 초월했다. 문재인에 대해서 알기 시작한 지는 불과 서너달이지만 아마도 한국의 유권자 중에서 나처럼 디테일하게 알고 있는 사람도 많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조금 전 김용민 브리핑을 아주 오랜만에 들는데 이완배 기자가 안철수와 문재인을 언급하면서 문재인쪽에 무게를 실어주는 발언을 들으며 참 이완배기자도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완배 기자가 비록 문재인에게 무게를 실어주는 발언을 했지만(물론 표시 안나게) 과거 참여정부의 실상을 그 누구보다 적나라하게 알고 있을 이완배 기자로써는 방송을 마치고 씁쓸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말해지듯 먹고 산다는 게 무언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물론 아닐 수도 있겠지만.



이재명, 안희정, 최성, 문재인 네 사람이 호프타임을 가졌다는 기사를 보았다. 김용민 브리핑에서 이완배기자의 목소리를 듣던 그 심정이 이 기사를 보면서도 똑 같이 전해져 왔다. 이재명과 문재인 혹은 이재명과 안희정의 정책들은 완전히 상반된다. 흔히 진영논리를 말하는데 진영논리로만 본다면 이재명은 진보고 문재인이나 안희정은 보수다. 토론의 결과도 그렇고 문재인이 살아 온 날을 보아도 어디 한 구석 진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런데 방금 보수라는 표현을 썼지만 내가 말하는 한국의 보수는 사실은 수구고 그것도 타락한 수구다. 그리고 타락한 수구의 이미지에 아주 적합한 대표적인 인물이 내가 보기엔 문재인이다.


김용민 브리핑을 듣기 전에 대략 언론사 링크를 따라 스무개 정도의 언론사를 훑어 보았는데 어디에서도 문재인에 대한 호의적인 기사는 있을지언정 내가 말하는 그러한 이미지의 문재인은 없었다. 참으로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일반화 되어 있고 sns가 발달한 요즘시대에 이렇게 철저하게 과거가 숨겨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지난 9년간 친노 혹은 친문들에 의해서 참여정부의 실상이 묻힐정도로 이미지 세탁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랍다.


사실 오늘은... 오늘 뿐만이 아니라 남은 대선기간동안 문재인이나 혹은 안철수에 대해서 비난하거나 혹은 호의적으로 보는 글은 쓰지 않으려 한다. 비록 어제까지는 그랬다 하더라도.. 원래는 오늘부터 글을 쓰지 않으려고 했다가 이 놀라운 사실(어쩌면 내게만 놀라운 일일 수도 있겠지만)에 대해서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쓰는 것이다.


안철수 혹은 문재인 누가 대통령이 되건 보기에 엄청난 고생을 할 것만 같다. 사드문제나, 재벌개혁을 통한 공정한 경제 그리고 박근혜와 이재용의 사면문제 등등 보기에 어느 것 하나 만만해보이는 일이 없고 과연 안철수와 문재인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든다.


물론 혼자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서 가능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우려하는 것은 그들 대선주자들의 측근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들 촛불민중들이 바라는 것들과 직간접적으로 이해가 있는 당사자들이라는 면에서 과연 가능할까? 과연 해 낼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문재인이 대통령이 된다면 세월호 진상규명이 될 것이라고 대부분의 문 지지자들은 믿고 있을테지만 이미 다이빙벨 상영방해를 하던 사람이 캠프로 들어 왔다는 것 자체가 내가 보기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은 흐지부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문재인이 준조세폐지 철회를 토론중에 했지만 그것이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이재명 시장의 강압에 못이겨 할 수 없이 대답한 것이 과연 지켜질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서민 증세 1%만 올리면 준조세를 폐지해서 생기는 액수정도의 15조원이 걷힌다는 말을 하는 문재인이 말이다.


사드배치를 찬성한다고 말하는 안철수가 그 보복으로 진행시킬 중국과의 단교로 인해서 발생할 경제적 피해를 어떤 식으로 감당하고 넘어갈지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중국과의 단교가 실제로 일어난다면 내가 보기엔 도저히 정부에서 감당할만한 수준의 일이 아닌 한국경제는 즉각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질 것만 같다. 


물론 미국이 사드를 배치하려는 것이 정말로 배치하려는 것이 아닌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막기 위해서 벌이고 있는 거라면 사드배치문제는 중국과 미국간에 모종의 합의로 결론지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로 사드가 배치된다면 한국 교역량의 사분의 일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단교를 할 것은 뻔해 보이고 그러면 그 결과로 당장 먹는 것과 생필품 값이 감당할 수 없을만큼 치솟게 될텐데... 이게 정부라고 해서 감당할 수 있는 것일까?


그러나 사람들은 오늘도 안철수와 문재인 중에서 누구를 찍는 것이 최선인지 혹은 차악인지 따질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지지자들은 자기들이 지지하는 사람은 최선이라고 믿고 상대는 차악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사람들에게 곰곰히 생각해서 결정하는 이성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더구나 급해지면 급해질수록 이성은 사라지고 동물적인 감각만 남아서 오랜동안 보고들은 세뇌가 작동을 시작하고 그 세뇌에 충실하게 따르는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그 많은 토론들.. 그 많은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정책과 공약들을 제쳐두고 경선에서 이재명 시장을 제치고 문재인을 선택한 이유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다시 지난 2012년처럼 바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안철수와 문재인...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부디 민중의 삶을 관심을 가지고 보기 바란다. 부디 세월참사 진상규명을 해 주기를 바란다. 부디 사드문제로 민중이 고통받는 일이 없게 하기를 바란다. 부디 공정한 국가를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나는 안다. 내가 박근혜에게서 바랬던 그러한 것들이 박근혜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헛된 것이었다는 것을.. 마찬가지로 지금 내가 바라는 것들이 안철수나 문재인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헛된 것이라는 것을.. 그럼에도 바랄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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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nigma1007 2017.04.10 08:44 신고

    굴러들어온 보물은 내다 버리고 쓰레기통 속에서 두개의 쓰레기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웃지 못할 이 기막힌 현실... 과연 어느 쓰레기가 덜 더러운 쓰레기인가... 자아.. 골라들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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