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가게의 성자


42. 지성에 중독될 수 있다.



마하라지를 찾는 방문객들 중에는 열흘이나 보름 정도밖에 여유가 없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 짧은 기간 동안 운 좋게도 점진적으로 변모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 방문객은 예외없이 매우 열정적이어서 조용히 앉아 마하라지의 이야기를 몰두하여 경청할 인내가 없다. 


물론 큰 향상을 보이는 그런 방문객은 마하라지의 수준을 테스트하거나 자신을 과시하러 온 사람은 아니며, 순수한 구도자의 열정 때문에 종종 그런 모습을 보이곤 했다. 어떤 사람은 심지어 마하라지가 미처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이미 마하라지의 말을 간파했다는 듯이 질문을 하려고 한다.


그런 경우 마하라지의 반응을 예상하기는 어렵다. 대개는 잘 참고 있지만, 진실성이 없어 보이는 방문객들에게는 퉁명스러워질 수도 있고, 오륙 일간 조용히 앉아 말하지 말고 듣고 있기만 하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점차 안정이 되어 성급함을 억제할 수 있게 되면, 마하라지의 말 속에 담기보다 세세하고 미묘한 뜻을 이해하고는 태도를 완전히 바꾼다. 후에 질문을 던져도 아무 반응이 없으면, 처음의 그 열정을 기억하는 마하라지는 끓어오르던 질문들은 모두 어떻게 되었느냐며 웃는다.


그러나 어떤 방문객들은 쉽사리 인정하지를 못한다. 참으려 노력하지만 타고난 성급함 때문에 또 다시 질문을 쏟아 붓곤 한다. 그들에게는 마하라지의 말이 자신들에게 와 닿는 것을 막는 지적 장벽이 있는 듯 보였다.


한번은 방문객이 자신은 논쟁을 하려는 것이 아니었으며, 마하라지의 말이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질문을 하지 않고 그냥 듣기만 할 수가 없었노라고 재삼 말했다. 그러나 그의 마음에는 여전히 의심이 남아 있었고 성실한 대답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마하라지가 그에게 말하기를, 자신은 그의 진실성이나 질문의 의도를 의심하지는 않지만 만약 그 "마약"과 같은 것을 버리지 않는다면, 영적인 중요한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위치에 있게 되기 전에 그것에 중독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방문객은 "마약"이라는 말에 당황해서 항의했지만 마하라지는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물론 지성은 세상의 지식을 익히고 평가하는 데에 필수적인 도구입니다. 또한 그것은 영적인 지식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까지는 필요한 것입니다만, 시간이 지나면 지식이 아니라 자발적인 직관력이 필요하게 됩니다. 당신은 바로 이러한 지성이라는 이름의 마약에 중독되어 왔으며 그 영향 하에서 모든 것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궁리하고 여러 가지로 생각해서 단순한 문제를 복잡하게 만듭니다. 이제 당신은 이렇게 중독된 것을 떨쳐 버리고 순수한 이해력을 갖는 직관적 과정에 당신을 내맡겨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지성의 간섭 없이 내가 하는 말을 직접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꼭두각시는 그것을 조정하는 사람이 전달하는 자극에 의해서만 반응할 뿐입니다. 하지만 지각하는 존재는 자극에 반응할 뿐만 아니라, 외부의 어떤 자극과도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습니다. 즉각적이고도 자발적인 이해력을 얻으려면 자극에 휩쓸리지 않아야 함은 물론이고 개인적 성향을 개입시키거나 생각으로 이리저리 추량함이 없이 즉각적으로 의식을 열어야 합니다.


문제는 당신이 개별적 인격체로서 역시 개별적 인격체로서의 나의 말을 듣고 있다고 그릇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말하고 있는 것은 개인으로서 내가 아니라 형태나 모양이 없는 "의식"입니다. 듣는 것 또한 가상적으로 지어진 개별적 존재라는 개념의 방해 없는 의식이어야 합니다. 의식하지 않는다면 당신이 어떠한 질문을 갖는다는 것이 가능하겠습니까? 


의식으로 의식이 의식에 관해 말하는 것을 듣게 하십시오! 모든 생각들은 의식의 움직임이며 의식에 의해 관찰되고 인식되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하도록 하십시오. 의식 속에 나타나는 것 이외에, 이러한 작용 안에는 개인이라는 것은 자리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 방문객은 마하라지에게 공손히 절을 하고는 이같이 말했다.


"선생님, 저는 이제야 저의 성(城)이라고 믿었던 것이 실제로는 감옥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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