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가게의 성자


39.당신은 의식하는 실재이다.



방문객 중에 유럽 베단타 협회의 임원이 한 사람이 있었다. 마하라지가 질문이나 설명을 필요로 하는 것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마하라지의 말을 들은 후 질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마하라지는 당신이 훌륭한 회원들로 이루어진 베단타 협회의 회원이니, 관심을 갖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말해 달라고 제안했다.


M : 이러한 주제들은 사실 설명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그 협회에서는 어떻게 말해주고 있나요?


Q : 서양인들은 대체로 몸이 건강해지는데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먼저 요가 자세의 훈련에 대해서 말을 합니다. 그들로 하여금 육체적 인내의 기술을 익혀 고도의 정신집중을 이루도록 하는 거죠. 그러한 요가의 아사나 과정을 거치고 나면 그에게  "그"는 육체가 아니며 육체와는 별개의 존재라고 말해줍니다.


M : 그 말은 두 가지 의문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첫째는 육체를 인식하는 시발점은 무엇인가? 다시 말해서 육체 안에 자신 아닌 다른 사람의 육체를 인식하는 그 무언가가 존재하는가? 하는 의문이고, 둘째는 과연 가르치는 사람이 그 자신의 주체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고 있는가? 육체가 그가 아니라면 그는 누구 혹은 무엇인가? 하는 점입니다.


Q : 선생님의 말씀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M : 몸이란 생명력이 없이는 전혀 쓸모없게 되는 하나의 도구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생명력이란 내가 있다는 느낌, 내가 살아 있음을 아는 직관적으로서의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느낌을 제공해 주는 의식인 것입니다. 


진실로 우리의 존재는 현상적으로 나타나는 육체의 존재가 아니라 의식하는 실재인 것입니다. 이 의식은 공연히 의지할 것을 바라면서 자신을 육체로 잘못 인식합니다. 그리하여 무한한 잠재력을 잊고 개체로 태어난 일개 특정한 육체의 한계에 갇혀 버리게 됩니다.


가르치는 스승은 육체와 의식의 이러한 관계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스승은 그 자신의 참된 본성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육체와 의식의 본성, 그리고 현상세계의 정체에 대해 이해하여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그가 가르치는 것은 무엇이든 빌려온 것이나 떠도는 말과 같은 다른 사람의 개념에 불과한 것입니다.


Q : (웃으며) 그것이 바로 제가 이곳에 온 이유입니다. 저는 이곳에 한 일 주일 정도 머물면서 아침저녁으로 참석할 생각입니다.


M : 선생이 지금 바른 행동을 하고 있다고 확신합니까? 선생은 어느 정도 지식을 갖고 여기에 왔습니다만, 계속 내 이야기를 듣는다면 아마 모든 지식, 더 나아가서 선생 자신이라는 인식까지도 쓸모없는 개념의 덩어리에 불과하다는 결론에 도달할 것입니다. 


그때 선생은 그간 모았던 모든 재산이 하룻밤에 재로 변한 일을 당한 사람처럼 선생의 모든 것을 잃고 말 것입니다. 당신의 재산을 다 잃고 싶어요? 그냥  당신 재산을 온전히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게 더 안전하고 바람직하지 않아요?


Q : (마하라지의 조크를 알아채고)제가 선택권을 가진 셈이군요. 하지만 저는 제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재산의 진정한 가치를 아는 길을 택하겠습니다. 만일 제가 가지고 있던 것이 쓸모없는 것이라면, 그것을 떨쳐 버린 후에 얻게 될 재산은 너무 귀하고 값비싸서 도둑맞거나 잃어버릴 위험이 없는 진정한 재산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M : 그렇습니다. 그것이 진정한 본래의 재산입니다. 자, 그러면 물어봅시다. 선생은 자신을 누구라고 생각합니까?


Q : 그것이 정말 말로 옮겨질 수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육체가 아닌 의식하는 실재의 감각인 듯싶습니다.


M : 간단히 설명해 드리지요. 선생의 육체는 선생 부모님의 결합의 산물입니다. 선생은 자궁에 잉태되는데 그 산물의 근원은 사실 부모님이 배출한 자양분입니다. 선생의 육체는 음식물의 정수로 만들어졌고 음식물에 의해 유지되는 것입니다. 


단맛이 사탕수수의 성질이듯이 선생이 언급한 "의식하는 실재의 감각"이란 선생의 육체 구성에 근원이 되는 음식이 그 성질입니다. 하지만 육체는 제한된 시간 동안만 존재하며 육체의 구성분이 쇠하여 소멸될 정도로 약화되었을 때 호흡과 의식도 또한 육체로부터 사라지게 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선생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Q : 의식이 사라진다는 말인가요? 정말 놀라운 일이군요.


M: 육체가 없는데 자기 자신을 인식할 수 있겠어요? 의식은 육체 없이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또 다시 출발점으로 되돌아갑니다. 도대체 선생은 "누구"입니까? 아니면 "무엇"입니까?


Q :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정말 말로 옮기기 힘듭니다.


M : 물론 그것은 말로 옮길 수 없습니다만 선생은 그것을 알고 있습니까? 일단 그것을 표현하게 되면 그것은 개념이 되어버릴 것입니다. 그러나 개념을 생각한다는 선생 자신 또한 개념 아닙니까? 그러면 진정한 선생은 과연 누구입니까? 아니면, 당신이 사람이라는 제한된 틀에 묶이기 싫다면 당신은 무엇입니까?


Q : "나"는 의식하는 실재라고 생각합니다.


M : 선생은 지금 "생각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생각하는 것은 누구입니까? 그것은 생각이 그 위에 나타나는 선생의 의식이 아닙니까? 그리고 우리가 살펴보았듯이 의식 또는 존재는 육체와 관련지어져 시간에 구속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육체와 생명력(프라나), 즉 의식의 성질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이유입니다. 


시현된 현상인 육체가 있는 한 선생은 현재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육체와 의식이 저절로 주어지기 이전의 당신은 무엇이었습니까? 선생이 육체를 갖고자 하지 않았고 선생의 부모 역시 특별히 선생을 자식으로 택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절로"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몸-마음의 상태가 "당신"-그것이 무엇이든-이라는 것 안에 일어나기 이전에 당신은 실재했다기보다는 부재했던 것 아닙니까?


Q : 제대로 이해가 안 되는 군요.


M : 자, 보십시오. 보이고 소위 존재한다는 것은 그 배경에 절대 부재(無)를 전제합니다. 이 절대 부재는 부재뿐만 아니라 실재 또한 포함합니다. 이것을 알기는 쉽지 않겠지만 노력해 보세요. 어떠한 실재라도 완전한 부재 위에서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재(無)가 실재하는 거라고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부재가 실재하는 것이라면 현상이나 인식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완전한 절대 부재라는 것은 일체의 개념화가 부재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이 선생의 진정한 본래 상태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당신이라는 것은 개념화되어 자궁에서 태어나, 완전한 부재의 본래 상태 위에 "내가 존재한다"는 한 점의 의식이 생겨서, 본시 일체요 전체인 본래 상태 위에 이원성이 생겨난 것입니다. 추론하고 비교하고 판단하는 데 있어서의 주관, 객관, 참과 거짓, 순수함과 불순함 등의 이원성 말입니다. 이것을 잘 생각해 보십시오.


Q : 오랫동안 베단타를 공부해왔습니다만 오늘 선생님의 가르침은 참으로 뜻밖이었습니다.


M : 선생은 본래적 존재가 모든 개념에 우선한다는 것을 명확히 압니까? 선생이 아무리 멋지고 그럴 듯한 표현으로 존재를 떠올린다 하여도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은 단지 개념일 뿐입니다. 그리고 개념화가 멈춘 상태에서는 어느 누구도 자신을 이해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선생이 진정 무엇인지는 결코 이해될 수 없는 것입니다.


Q : 선생님, 오늘 저녁에도 더 많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제가 봄베이에 머무는 날마다 선생님의 발치에 있고 싶군요.


M : 물론,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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